[신간소식] 문학고을 경기지부 정회원 임혜경 시인, 첫 시집 『미쁘다 그 손길』 출간
40년 간호사의 삶과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 한 권의 시집으로 피어나다
문학고을 경기지부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임혜경 시인이 첫 시집 『미쁘다 그 손길』을 출간했다.
40여 년간 간호사로 살아오며 마주한 생명과 사랑, 노년과 신앙, 자연에 대한 성찰을 따뜻한 시어로 담아냈다.
삶을 기록하는 진정성 있는 언어는 독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며 첫 시집의 의미를 더욱 빛내고 있다.
[문경림 기자=서울]

한 사람의 삶은 때로 한 권의 시집보다 깊다.
40여 년 동안 병실에서 생명을 돌보고, 마지막 숨결을 지켜보며 수많은 이별과 만남을 품어온 간호사. 그 긴 세월 동안
사람의 상처와 눈물을 가슴에 담아온 한 사람이 이제 시인이 되어 첫 시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문학고을 경기지부 정회원 임혜경 시인의 첫 시집 『미쁘다 그 손길』(문학고을 시선 39) 이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첫 작품집이라는 의미를 넘어 한 사람의 인생이 문학으로 응축된 기록이다. 병동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죽음, 노년의 외로움과 기다림, 자연이 전하는 위로, 신앙 안에서 길어 올린 희망이 한 권의 시집 속에서 잔잔한 강물처럼 흐른다.
'미쁘다'는 믿음직하고 진실하다는 우리말이다.
시집의 제목 『미쁘다 그 손길』 은 단순히 간호사의 손을 의미하지 않는다. 아픈 이를 보듬어 온 돌봄의 손길이며, 사람을 향해 내미는 사랑의 손길이고, 세상을 기록하는 시인의 손길이며, 상처 입은 마음을 어루만지는 문학의 손길이다.
그래서 이 시집에는 화려한 언어나 과장된 감성이 없다.
삶을 오래 견뎌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절제와 따뜻함이 문장마다 배어 있다.
◆ 1부에 실린 「모지리 내 삶」 은 임혜경 시인의 문학세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남은 삶 과제는
사진 찍기, 글 쓰고
연필로 그림 그리기
자연 속이 작업장
사진 한 장에 담지 못한
감정 묻힌 얼굴들
좋아하는 일 하며
행복만 펼치게 하소서
'모지리'는 부족하고 어수룩한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그러나 시인은 자신의 부족함을 자조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족하기에 더 배우고, 더 바라보고, 더 기록하려는 겸허한 인간의 자세를 담아낸다.
삶의 마지막 과제를 성공도 명예도 아닌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연필로 그림을 그리는 일이라고 말하는 대목은 시인의 삶을 압축하는 고백이다.
사진과 그림, 그리고 글쓰기는 결국 현실을 바라보고 기록하는 작업이다.
40년 동안 병동에서 사람들의 얼굴을 바라보았던 시인은 이제 그 얼굴을 시로 남긴다. 사진 한 장에 다 담지 못한 감정, 말 한마디로 다 전하지 못한 삶의 무게를 시라는 언어로 기록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선은 리얼리즘 문학의 본질과도 맞닿아 있다. 현실을 외면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삶 그 자체를 응시하며 그 안에서 인간 존재의 의미를 발견하려는 태도이다.
해설을 맡은 이지선 시인 역시 이러한 점에 주목한다.
이지선시인은 "임혜경 시인은 병을 치료하는 간호사의 자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람의 상처와 눈물, 기다림과 이별, 희망과 기도를 보듬는 시인이 되었다"며 "'미쁘다 그 손길'은 인간을 향한 사랑의 기록이며, 상처 입은 삶을 어루만지는 돌봄의 손길이자 문학의 손길"이라고 평가했다.
문학고을 조현민 회장도 축사에서 이번 시집을 높이 평가했다.
조현민회장은 "40여 년간 요양병원 현장에서 마주한 생명의 기록과 노년의 삶, 자연과 신앙을 통한 성찰이 한 권의 시집 속에서 아름답게 이어지고 있다"며 "좋은 시는 멀리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힘을 가진다"고 말했다.
또한 「기도Ⅲ」를 두고는 혼란한 시대 속에서도 사랑과 평안을 먼저 구하는 신앙인의 자세를 담아낸 작품이라고 평가했으며, 「코스모스란」은 꾸밈없는 아름다움을 사람의 품성과 연결한 서정시, 「낙엽」은 계절을 넘어 한 인간의 생애를 성찰하게 하는 깊은 작품이라고 평했다.
임혜경 시인은 간호사이면서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1997년 제33회 경기도 사진대전 대상을 수상했고, 한국사진작가협회 평택지부 준회원으로 활동하며 사진을 통해 삶의 순간을 기록해 왔다.
또한 평택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치료를 전공하며 예술을 통한 치유를 연구했고, 최근에는 제1회 평택 디카시 공모전 대상, 문학고을 디카시 신인상, 문학고을 상반기 백일장 동상 등을 잇달아 수상하며 문학적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 사진과 미술, 간호와 문학.
서로 다른 길처럼 보이지만 임혜경 시인에게 이 모든 것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을 기록하는 하나의 언어였다. 그래서 『미쁘다 그 손길』은 첫 시집이면서 동시에 40년 인생이 빚어낸 가장 깊은 기록이다.
한 권의 시집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병실에서 건네던 따뜻한 손길은 이제 시가 되어 독자들의 마음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것이 임혜경 시인이 말하는 '미쁜 손길'이며, 문학이 사람에게 건네는 가장 따뜻한 위로일 것이다.
이번 시집은 사진가, 간호사, 미술치료 전공자, 그리고 시인으로 살아온 임혜경 시인의 삶이 하나로 응축된 첫 결실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그의 따뜻한 시선과 진정성 있는 언어는 오래도록 독자들의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 임혜경 시인 약력(요약)
문학고을 경기지부 정회원
『미쁘다 그 손길』 출간(문학고을 시선 39)
문학고을 문예지 등단 신인문학상(2022)
제1회 평택 디카시 공모전 대상(2025)
제2회 반려동물 디카시 공모전 가작(2025)
문학고을 상반기 정모 백일장 동상(2026)
제33회 경기도 사진대전 대상 「아기 간호」
한국사진작가협회 평택지부 준회원
평택대학교 대학원 미술치료학과 석사
간호학 전공, 40여 년간 간호사로 봉직
경기도 간호사 의료봉사상 수상(2000)
AI부동산경제신문ㅣ문화교육부
문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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