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조정센터, 일본국제조정센터와 협력협정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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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진형 기자] 한국, 일본, 중국을 대표하는 민간 국제조정 기관들이 연쇄 협력 체계를 구축하며 동아시아 역내 상사분쟁을 '조정(Mediation)'으로 해결하기 위한 삼각 공조망을 완공했다.
소송이나 중재에 비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대체적 분쟁 해결(ADR) 제도가 한·중·일 3국의 밀접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본격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KIMC-JIMC 교토서 MOU 체결… 한·중·일 '실질적 3자 조정 네트워크' 완성
한국국제조정센터(이하 KIMC)는 지난 25일 일본 교토 고다이지(高台寺) 이생당에서 일본국제조정센터(이하 JIMC)와 국제상사조정 분야에서의 실질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정식에는 KIMC 박노형 이사장(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과 JIMC 센터장인 테즈카 히로유키 변호사(Hiroyuki Tezuka)를 비롯해 모기 철페이(Teppei Mogi) JIMC 부대표 등 동아시아 법학계 및 글로벌 조정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앞서 KIMC가 2022년 중국 상하이상사조정센터(SCMC)와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이날 JIMC 역시 SCMC와 양자 협정을 동시에 체결함에 따라 한·중·일 3국의 대표 민간 조정기구를 잇는 실질적인 '3자 국제조정 네트워크'가 공식 출범하게 됐다.
박노형 KIMC 이사장은 "이번 협정은 형식상 양자 협정이지만, 내용상으로는 동아시아 3국을 하나로 묶는 국제조정 네트워크의 굳건한 토대를 만든 것"이라며 "공동 프로그램 운영과 지식 교류를 확대해 역내 기업 간 통상·투자 분쟁을 신속하게 해결하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AI, 조정인 판단 대체 불가"… EU AI법·싱가포르조정협약 법적 과제 발제
협정 체결식에 이어 열린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국제조정을 향하여' 국제 세미나에서는 최근 분쟁 해결 절차에 도입되고 있는 인공지능(AI)의 법적·윤리적 한계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주제 발표에 나선 박노형 이사장은 유럽연합(EU) AI법과 싱가포르조정협약(Singapore Convention on Mediation)을 규범적 틀로 제시하며, AI 활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집행 단계의 리스크를 경고했다.
"조정 절차에서의 AI 도입은 단순한 기술적 편의성 문제를 넘어 비밀유지, 투명성, 인간의 감독, 조정인의 전문적 책임과 직결된 엄중한 법적 과제이다.
EU AI법의 기본 원칙은 조정기관의 AI 사용 표준 기준 설정에 중요한 지침이 되며, AI의 오류나 중대한 기준 위반이 당사자 합의에 영향을 미쳤다면 싱가포르조정협약에 따라 집행 단계에서 승인이 거부될 수 있다. AI는 어디까지나 인간 조정인의 검증과 책임 아래 제한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패널로 참여한 최재석 KIMC 자문위원(대한법률구조공단 상임조정위원) 역시 ▲조정인·중재인 윤리강령의 엄격한 준수 ▲조정과 중재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ADR에서의 역할 명확화 ▲싱가포르조정협약 원칙에 부합하는 국내 이행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글로벌 전문가 대거 참석… 동아시아 통상 분쟁 해결 '새 이정표'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한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독일, 말레이시아 등 전 세계 조정·중재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고도화되는 글로벌 상사분쟁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법조계 및 산업계에서는 이번 한·중·일 삼각 협력망 완성을 계기로, 국경을 넘나드는 동아시아 기업 간 무역 및 투자 갈등이 발생했을 때 장기간이 소요되는 재판 대신 '국제조정'을 통한 합리적이고 신속한 해결책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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