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철 신간 『성수동 상권의 미래를 걷다』와 『잠실 상권의 미래를 걷다』
AI부동산경제신문 | 부동산
상권은 살아 있는 유기체다. 태어나고, 자라고, 때로는 병들고, 끝내 변신한다. 26년째 전국의 상권을 발로 답사해 온 최원철 저자가 나란히 펴낸 두 권의 책은, 바로 이 ‘살아 있는 유기체’의 두 가지 극단적인 생존 방식을 기록한 보고서다. 하나는 아래에서 위로 스스로 자라난 상권 성수동이고, 다른 하나는 위에서 아래로 설계되어 세워진 상권 잠실이다. 두 책을 나란히 읽으면 대한민국 상권이 작동하는 양극(兩極)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래에서부터 자라난 상권, 성수동

첫 번째 책 『최원철과 우휘가 성수동 상권의 미래를 걷다』는 붉은 벽돌과 기름 냄새의 퇴적층을 아래에서부터 파 내려간다.
한때 구두 공장과 철공소의 기계음이 울려 퍼지던 성수동은, 이제 붉은 벽돌 건물 사이사이로 팝업스토어와 플래그십 스토어, 쇼룸의 불빛과 국내외 관광객의 발걸음이 넘쳐나는 공간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10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광경이다. 저자는 “전국 대부분의 지역 상권을 26년째 답사해 왔지만 성수동처럼 ‘살아 움직이는’ 상권은 보지 못했다”고 단언한다.

저자가 주목하는 지점은 성수동이 더 이상 단순한 ‘핫플레이스’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많은 이들이 성수동을 SNS 인증샷 명소, 신제품을 구경하는 팝업의 거리, 주말 데이트 코스 정도로 여기지만, 이는 겉모습에 불과하다. 저자는 성수동을 대한민국 도시재생의 살아 있는 실험실이자, 산업 유산을 문화와 소비의 자원으로 승화시킨 성공 모델로 읽는다. 낡은 공장을 허물지 않고 보존하며 예술가와 창업자, 브랜드가 공존하는 생태계를 만들어낸 이 지역의 변화는, 도시가 어떻게 사람을 끌어들이고 경제를 창출하며 문화를 수출하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라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의 열광은 데이터로 확인된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몰리는 성수2가3동의 외국인 방문자 수는 2024년 대비 2025년에 약 100만 명 이상, 83.6%가 증가했다. 그 이유를 저자는 명확하게 짚는다. 명동이나 경복궁처럼 ‘관람’하는 관광이 아니라, 실제로 먹고, 사고, 걷고, 쉬는 일상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K-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수동에서 ‘한국인처럼’ 살아보기를 원한다. 팝업스토어가 브랜드 검증의 장이 되고, 플래그십 스토어가 체험형 소비의 표준이 되며, 편집숍이 큐레이션과 PB 상품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이곳은, 미래 소비 트렌드를 가장 먼저 읽을 수 있는 ‘실험장’이자 ‘전시장’이다.
위에서부터 세워진 상권, 잠실

두 번째 책 『최원철과 우휘가 잠실 상권의 미래를 걷다』는 정반대의 방향에서 상권을 파고든다. 성수동이 가장 빠르고 극적으로 변하는 상권이라면, 저자가 주저 없이 “가장 크고, 가장 단단하게, 가장 오래 버티는 상권”으로 꼽는 곳이 잠실이다.

불과 반세기 전, 지금 우리가 ‘잠실’이라 부르는 땅의 대부분은 한강 한복판의 모래섬이었다.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물에 잠기던 저지대였고, 조선시대에는 누에를 치고 뽕나무를 기르던 잠실(蠶室), 곧 ‘누에의 방’이었다. 그 섬과 저지대 위에, 지금은 높이 555미터, 123층의 롯데월드타워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이 솟아 있다. 강물을 메워 만든 땅 위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상권 하나가 통째로 세워진 것이다.

저자는 잠실을 “강을 메워 계획적으로 설계한 도시가 대기업의 초대형 자본과 만나 만들어낸 ‘top-down 상권’의 교과서”라 규정한다. 성수동이 예술가와 창업자들이 아래에서부터 한 채 한 채 일궈 올린 상권이라면, 잠실은 555미터의 탑 하나가 도시 전체를 끌어당기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두 상권은 정반대의 방식으로 사람을 모으고, 돈을 회전시키고, 도시를 바꾼다.
잠실의 진짜 힘은 ‘배후수요’에 있다. 성수동이 전국에서, 나아가 세계에서 찾아오는 방문객으로 움직인다면, 잠실은 매일 그 자리에서 먹고 사고 걷는 수십만 명의 상주인구가 먼저 떠받친다. 재건축으로 다시 지어진 엘스·리센츠·트리지움·파크리오·레이크팰리스 등 대단지 아파트들은 그 자체로 거대한 소비 기반이다. 여기에 롯데월드타워가 부르는 목적형 방문객, 잠실종합운동장을 채우는 스포츠·공연 관객, 점점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이 겹겹이 얹힌다. 잠실역이 대한민국 지하철 승하차 인원 최상위권을 놓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잠실은 지금도 다시 만들어지고 있다. 잠실 스포츠·MICE 복합개발이라는 두 번째 대역사가 시작되었고, 광역 교통망이 이 땅의 상권 반경을 다시 넓히려 하고 있다. 반세기 전 강을 메웠던 손이, 이제 전시장과 경기장과 초고층 업무지구를 세우는 중이다.
두 권을 나란히 읽어야 하는 이유
두 책은 모두 단순한 소개용 가이드북이 아니다. 저자는 각 상권의 형성 과정부터 현재, 그리고 성수동은 2026년 이후, 잠실은 2030년 이후의 미래까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성수동에서는 업종별 트렌드와 팝업·플래그십·편집숍의 전략, 방문객 유입의 동력과 리스크를 파고들고, 잠실에서는 잠실역·석촌호수 카페거리·송리단길·방이동 먹자골목·잠실새내로 이어지는 다핵(多核) 상권을 하나씩 해부한다. 두 책 모두 상주인구와 유입인구의 데이터를 근거로 미래 상권을 예측하며, 가능한 한 출처를 밝혀 독자가 사실의 근거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궁극적으로 이 두 권이 겨냥하는 독자는 성수동과 잠실의 건물에 투자하고, 창업하며, 정책을 세우려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실질적인 통찰을 제공하는 것을 두 책의 목표로 분명히 밝힌다.
성수동을 이해하면 대한민국 소비문화의 내일이 보이고, 잠실을 이해하면 대한민국 상권의 또 다른 내일이 보인다. 붉은 벽돌 길을 걸으며 그 숨결을 느끼고, 사라진 강의 물길을 따라 555미터 탑 아래를 걷는 두 여정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한다. 대한민국의 상권은 어떻게 태어나고, 자라고, 변신하는가.
상권은 살아 있는 유기체다. 성수동이 그 변신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상권이라면, 잠실은 그 성장을 가장 크고 단단하게 보여주는 상권이다. 두 권을 함께 펼치는 순간, 독자는 대한민국 상권이 작동하는 양극을 손안에 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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