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에 전세금 전액 예치…내년부터 본격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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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진형 기자] 정부가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공공기관이 직접 받아 관리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운용 수익을 집주인에게 매달 월세처럼 지급하는 ‘전월세 안심신탁’ 제도를 전격 도입한다. 전세사기 여파로 무너진 임대차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동시에, 월세화에 따른 청년·무주택층의 주거비 부담을 대폭 낮추겠다는 취지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사업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전월세 안심신탁’ 사업 추진 계획을 세부 공개했다.
세입자, 월세 대신 대출이자 부담… 연간 주거비 수백만 원 절감
전월세 안심신탁은 HUG(전월세안정화기구)와 임대인, 임차인이 3자 약정을 맺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임차인이 HUG에 전세금을 예치하면, HUG는 계약 종료 시 보증금을 세입자에게 직접 반환한다. HUG가 보증금 반환을 전적으로 책임지기 때문에 전세사기 및 미반환 위험이 원천 차단된다.
월세 거주자가 안심신탁을 통해 전세로 전환할 경우 주거비 절감 효과도 크다.
예컨대 매매가 3억 원(전세가 2억 원) 상당의 서울 빌라에서 월세 74만 원을 내던 세입자가 안심신탁에 가입해 보증금의 80%(1억 6,000만 원)를 연 3.97% 대출로 조달하면, 매달 부담하는 이자는 약 53만 원으로 줄어든다. 매월 약 21만 원, 2년 거주 시 504만 원의 주거비를 아낄 수 있다. 별도의 전세금반환보증이나 대출보증에 가입할 필요가 없어 연 34만 원 안팎의 보증료 부담도 덜게 된다.
집주인, 공실·연체 걱정 없이 연 4%대 수익… 세제 지원도 추진
집주인(임대인)은 전세금을 직접 운용하는 대신 HUG로부터 연 4.35% 안팎의 약정 수익을 매달 고정적으로 지급받는다.
전세금 2억 원 기준 월 73만 원 수준으로, 기존 시세 월세와 거의 대등한 수준이다. 세입자의 월세 연체나 공실 발생에 따른 위험 부담이 사라지며, 근저당이 설정돼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웠던 주택도 수월하게 임대를 놓을 수 있다.
정부는 임대인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인센티브도 강화한다. 등록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의무를 면제하고, 현재 14% 수준인 임대소득세율을 한 자릿수로 대폭 낮추는 세제 지원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다.
'주택공급활성화펀드'로 자금 운용… 집주인 참여 유도가 최대 관문
HUG는 모인 전세금으로 ‘주택공급활성화펀드’를 조성해 HUG가 보증하는 주택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대출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임차인의 보증금과 임대인의 약정 수익은 공공이 전액 보장한다. HUG는 연간 15조 원(약 5만 가구) 규모의 전세금 예탁을 목표로 설정했다.
전문가들은 제도의 성공 여부가 집주인의 참여율에 달렸다고 입을 모은다. 전세 보증금 목돈을 직접 받아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거나 다른 투자처에 활용하려는 임대인에게는 유인이 부족할 수 있어서다.
HUG 관계자는 "정기예금 등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선호하고 공실·연체 관리 부담을 덜고자 하는 임대인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며 "오는 9월 모집공고와 10월 신청 접수를 거쳐 12월부터 시범 입주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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