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실거주 의무 여파에 전세 매물 씨 말라
AI부동산경제신문 | 부동산

[서울=이진형 기자] 청년과 신혼부부 등 서민층의 대표적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온 서울 동북권(노원·도봉·강북구) 일대의 아파트 전세가율이 수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실거주 의무와 규제 강화 여파로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전셋값이 매매가를 바짝 턱밑까지 추격하는 양상이다.
27일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8월 기준 서울 강북구 아파트 전세가율은 63.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9년 11월 이후 8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과거 집값 급등기 시절 수치를 넘어섰다.
노원구와 도봉구 역시 지난 7월 각각 56.2%, 61.3%로 6~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8월 들어 노원 56.0%, 도봉 61.1%로 소폭 조정되었으나 여전히 전세 시장 가열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토허제·실거주 의무가 부른 '매물 기근'… 대단지 '선호 평형' 전세 자취 감춰
이 같은 전세가율 급등은 매매 시장 규제로 인한 전세 공급 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고 강력한 실거주 의무 조항이 적용되면서 전세로 나올 수 있는 물량 자체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수천 세대 규모의 대단지에서도 신혼부부와 청년층이 주로 찾는 중소형 평형의 전세 매물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총 3,830세대 규모의 강북구 미아동 '미아뉴타운 SK북한산시티'는 단지 전체 전세 매물이 8건에 불과하며, 이 중 수요가 가장 많은 전용 59㎡(25평) 매물은 단 1건에 그쳤다.
도봉구 창동 '창동주공3단지'(2,856세대) 전체 전세 매물은 7건, 노원구 월계동 '월계동 현대아파트'(1,281세대)는 단지 전체 전세 매물이 1건에 불과하다.
노원구(1,967만 원), 도봉구(1,699만 원), 강북구(2,025만 원)의 3.3㎡(평)당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1년 전보다 12~16% 상승해 서울 전체 평균 상승률(10%)을 상회했다.
"집 보려고 줄 서는 상황"… 서울 밖 이탈 가속화 우려
매물 기근 속에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현장에서는 전셋집을 보기 위해 줄을 서거나, 집을 둘러보는 사이 가계약이 체결되는 등 과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매물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인위적인 매매 시장 규제가 계속되는 한 전세 수급 불균형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서울 거주를 희망하는 임차인들이 주거비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기존 지역에 머무르려 하고 있지만, 선호도 높은 중소형 전세 매물 자체가 워낙 희소해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급등한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한 서민과 청년층이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 지역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부동산경제신문 | 편집부
이진형 기자
Copyright © 2026 AI부동산경제신문.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