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가상자산 경제 일본·홍콩·중국 앞서…개인투자자가 성장 주도
AI부동산경제신문 | 경제

한국의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600조 원을 넘어서며 동아시아 최대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금융기관 등 법인 참여가 제한된 상황에서도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시장 성장을 견인한 가운데, 특히 '인공지능(AI) 테마형 코인'에 대한 투자 쏠림과 빠른 종목 교체 경향이 독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가 6일 발표한 '동아시아 가상자산 도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국내 가상자산 경제 규모는 총 4,491억 달러(약 603조~604조 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3% 성장한 수치다.
동아시아 주요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시장 규모는 단연 독보적이다. 같은 기간 일본(2,283억 달러)의 약 2배에 달했으며, 홍콩(1,922억 달러), 중국(1,763억 달러), 대만(1,404억 달러)을 크게 웃돌았다.
법인 없이 '개미 힘'으로 팽창… 국내 거래소 유입 자금 511억 달러 증가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주요 금융기관이나 투자 목적의 법인 자금이 본격적으로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오직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만으로 이 같은 성장을 이뤄냈다는 점이다.
이 기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활동은 전년 대비 16.3% 늘어났으며, 거래소로 유입되거나 유출된 자금 흐름 규모만 511억 달러(약 68조 5,000억 원) 확대됐다.
국가별 시장 생태계의 차이도 명확했다.
한국: 개인 투자자 중심의 거래량 팽창 및 테마형 자산 선호
홍콩: 기관 대상 전용 플랫폼 자금 유입이 전체의 16% 차지
일본: 탈중앙화거래소(DEX) 비중이 전체의 34.5% 차지
중국: P2P(개인 간) 자금 거래 비중이 59.1%로 추정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KRW-AI 코인'… 엔화 거래의 19.5배 수준
한국 시장만의 가장 고유한 특성으로는 'AI(인공지능) 관련 가상자산에 대한 이례적 열풍'이 꼽혔다.
올해 6월 기준 원화(KRW)로 거래된 가상자산 중 AI 테마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8%에 달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이나 대표적 결제용 토큰인 리플(XRP) 등의 거래 비중을 뛰어넘어 전체 테마 중 1위를 기록한 수치다.
글로벌 주요 통화와 비교하면 원화 시장의 AI 코인 쏠림은 더욱 두드러진다. 원화 거래 내 AI 자산 비중은 일본 엔화(JPY) 거래에서의 비중보다 무려 19.5배나 높았다. 유로화(EUR), 영국 파운드화(GBP), 브라질 헤알화(BRL) 등과의 비교에서도 한국의 AI 자산 선호도는 압도적 수준을 보였다.
투자 종목의 유행 주기도 매우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에는 버추얼 프로토콜(VIRTUAL)과 카이토(KAITO)가 시장 거래를 이끌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월드코인(WLD)과 사하라AI(SAHARA)가 신흥 주도주로 급부상했다. 체이널리시스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은 타국 대비 새로운 AI 코인으로 선호 종목을 매우 기민하게 갈아타며 단기 매매를 지속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짚었다.
법인 참여 허용·가상자산 과세 시점… 향후 시장 재편의 최대 변수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 가상자산 시장 구조를 바꿀 주요 변수로 '법인 참여 허용'과 '제도적 과세'를 꼽는다.
현재 KB·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주요 은행 및 증권사들은 디지털자산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STO), 커스터디(수탁) 관련 시범사업을 준비 중이지만, 투자 목적의 법인 계좌 개설은 여전히 막혀 있는 상태다. 정부가 단계적으로 법인 참여를 허용할 방침인 만큼, 실제 법인 자금이 유입될 경우 개인 위주의 단타·테마 중심 시장이 기관 중심의 장기 투자 시장으로 일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 시행 시기 및 세부 규제 정립 등 제도적 변화 역시 투자자들의 유입·유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권준혁 체이널리시스코리아 지사장은 "한국은 개인 투자자의 열의가 매우 높은 특이적 시장으로, AI 테마 자산에 대한 폭발적 관심이 이를 증명한다"며 "향후 법인과 기관의 참여가 본격화되면 시장의 다양성과 안정성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투명한 데이터 기반의 시장 환경 조성을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AI부동산경제신문 | 편집부
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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