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중소도시, 수도권 처방전으로는 살릴 수 없다
― 대출은 묶고, 공급은 서울로, 세제 신호는 엇갈린다 ―
이태광 | 대한자산투자연구원 원장 · 미드웨스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부동산학 박사)
같은 나라, 다른 두 시장
국토교통부 8월 주택통계에서 서울 인허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604% 늘었지만, 비수도권 인허가는 36.6%, 분양은 57.1% 줄었다. 8월 말 전국 미분양은 6만9134호다. 올해 2월 '준공 후 미분양'은 3만1307가구로 14년 만에 최대였고, 86%가 비수도권이었다. 시장은 둘인데 처방전은 하나다.
첫째, 얼어붙은 곳에 과열 억제책
금융당국은 대출 규제를 엄격히 유지하되 지방은 은행 여신심사로 '핀셋 보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가 1.5%로 조여진 상황에서 은행 창구는 예외보다 거절을 택한다. 지방 중소도시의 문제는 과열이 아니라 거래 절벽이다. 수요 억제책은 수요가 넘치는 곳에서만 약이 된다.
둘째, 공급 정책의 사각지대
공급 정책은 수도권 핵심지와 광역 거점에 집중돼 있다. 중소도시의 과제는 공급이 아니라 인구 유출, 노후 주택, 쌓인 미분양이다. 강원도 노후 아파트 중 재건축이 가능한 단지는 7%뿐인데, 정비 지원은 여전히 대도시 재건축 문법에 머물러 있다.
셋째, 엇갈리는 세제 신호
세컨드홈 특례가 강릉·속초·경주 등으로 확대되고 취득기한이 2029년 말로 연장된 것은 옳다. 그러나 같은 세제개편안은 '보유에서 거주로'를 내세워 비거주 주택 혜택을 줄인다. 세컨드홈은 본래 주로 살지 않는 집이다. 확대분은 2027년 취득분부터 적용된다. 신호가 엇갈리면 손실회피 심리가 작동하고, 시장은 관망을 택한다.

첫째, 금융규제를 이원화해 미분양관리지역과 인구감소(관심)지역에는 스트레스 DSR·LTV 한시 완화를 제도화하고,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
둘째, LH의 지방 미분양 매입(올해 8000호, 감정가 90%)을 중소도시에 우선 배정하고 청년·고령자 임대로 전환해야 한다.
셋째, 세컨드홈 특례를 상시화하고 인구감소(관심)지역 주택의 거주요건 예외를 명문화해야 한다. 넷째, 노후 단지 수선형 리모델링 등 중소도시 전용 정비 모델이 필요하다.
맺으며
"집은 사는 곳"이라는 정부 원칙에 동의한다. 그렇다면 지방 중소도시가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남게 하는 것도 정책의 몫이다. 지방에는 지방의 처방전이 필요하다.
(자료: 국토교통부 2026년 2월·8월 주택통계, HUG 미분양관리지역 발표(2026.8), 재정경제부 2026년 세제개편안, 강원연구원·한국은행 강원본부 자료 인용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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