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물량 줄자 서울 외곽지 속속 패닉바잉
강남은 급매로 가격 약세, 거래 둔화
AI부동산경제신문 | 부동산

[서울=이진형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이 8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새로 썼다. 하지만 시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강남권 고가 단지는 세금 부담 등으로 급매물이 쏟아지며 가격이 조정되는 반면, 비강남권과 외곽 지역은 전세난과 실수요 매수세에 힘입어 신고가를 경신하는 강한 '양극화'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86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하며 종전 최장 기록(85주)을 넘어섰다. 이 기간 누적 상승률은 17%를 상회한다. 그러나 최근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3구와 용산구가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서대문구, 동대문구, 노원구, 강북구 등은 매주 상승 폭을 키우며 서울 전체 집값을 견인하고 있다.
8·3 세제개편안 여파… 강남3구 절세 급매물 잇따라
오랫동안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강남 핵심 입지 단지들은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뚜렷한 조정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혜택 축소 및 보유세 부담 증가 우려로 은퇴 고령층과 장기 보유자들을 중심으로 선제적 절세 매물이 시장에 나오는 탓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약 두 달간 강남3구에서만 10년 이상 주택을 보유한 소유자 1,297명이 매도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장기보유 매도자의 약 20%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에 따라 강남권 핵심 단지에서는 이전 최고가 대비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 이상 낮춘 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 강남구 압구정현대 1·2차(전용 196㎡): 최고가(130억 5,000만 원) 대비 30억 원 이상 낮은 100억 원 매물 출회
- 서초구 신반포2차(전용 107㎡): 최고가(61억 5,000만 원) 대비 8억 원 이상 하락한 53억 원 수준 매물 등장
-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전용 84㎡): 60억 원대에 거래되던 단지에서 51억 원대 매물 확인
여기에 압구정3구역 등 주요 재건축 단지의 경우 조합설립인가 후 사업시행인가 단계 이전의 장기 지연이나 장기 보유·거주 예외 요건을 적용받아 조합원 지위 승계가 가능한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게 되면서 매물 증가를 부추겼다. 8월 한 달 동안에만 강남구(15.7%), 서초구(16.2%), 송파구(14.6%)의 아파트 매물량이 급증했다.
강남3구 보유기간별 장기보유 매도자 현황 (8·3 세제개편안 이후)
- 강남구 : 20년 초과(159명), 10~15년(149명), 15~20년(99명)
- 서초구 : 10~15년(133명), 20년 초과(123명), 15~20년(59명)
- 송파구 : 10~15년(237명), 20년 초과(209명), 15~20년(129명)
외곽 및 한강벨트 '신고가' 속출… 실수요 '생존 매수' 지속
반면 서울 외곽 지역과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비강남권은 정반대의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전세 물량 부족으로 전세금이 오르자 실수요자들이 매매로 돌아서는 '생존 매수'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어서다.
도봉구 신동아1단지(전용 84㎡)는 최근 6억 7,000만 원에 거래되며 2021년 종전 최고가(6억 1,000만 원)를 넘어섰으며, 노원구 상계주공1단지(전용 41.3㎡) 역시 기존 5억 원대 초반에서 6억 원대 초반으로 매물 호가가 껑충 올랐다.
대출 규제 역시 시장 갈라치기에 한몫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15억 원 이하 주택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서울 내 평균 아파트값이 15억 원을 넘는 자치구는 기존 5곳(강남·서초·송파·용산·광진)에서 성동, 마포, 양천, 영등포, 동작 등 8곳이 추가되어 총 13곳으로 늘어났다.
동작구 사당동 삼성래미안(전용 84.97㎡)은 1년 전 13억 1,000만 원에서 16억 1,000만 원으로 3억 원 올랐고, 성북구 장위동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전용 84㎡)도 15억 2,700만 원에 거래되며 15억 원 고지를 넘어섰다.
시장 전망… 금리 변화 및 세제 불확실성이 변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3구의 경우 고금리 장기화 우려와 세제개편안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한동안 거래 둔화와 호가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비강남권과 외곽 지역은 대출을 활용한 실수요자 비중이 높은 만큼 향후 기준금리 변동 추이와 전세 시장 안정 여부가 집값 상승세의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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